미스 판 데어 로에, 서양 근대건축의 장인

Mies van der Rohe Pavilion, Design by Ludwig Mies van der Rohe

미스 판 데어 로에, 서양 근대건축의 아이콘

루트비히 미스 판 데어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는 독일 아헨에서 1886년 태어났습니다. 그는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와 함께 근대 건축의 개척자로 손꼽힙니다.

 

미스는 아버지의 석공업 가게에서 일한 뒤, 지역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이후 베를린으로 이주하여 인테리어 디자이너 브루노 파울(Bruno Paul)의 사무실, 페터 베렌스(Peter Behrens)의 스튜디오에서 근무하며 건축 경력을 시작하였습니다. 미스는 정식 대학 학력이 없음에도 그 재능이 인정받아 독립적인 업무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van der rohe"(판 데어 로에)를 이름에 추가하며 조금 더 귀족적인 성인으로의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모더니즘을 이끌었던 작품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수는 전통적인 주택들을 설계하면서도, 국제주의 양식(International Style)의 실험적인 노력을 함께 했습니다. 그의 건축에는 5가지 원칙이 있었는데, 건축적 요인으로서 구조, 공간의 건축적 문제, 건축 표현 수단으로써 비례, 재료의 표현 가치, 그리고 회화와 조각과 건축의 관계였습니다. 그는 이 다섯 가지의 원칙을 지켜가며 건축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건축은 그것이 속한 문화와 의미와 중요성과 소통한다고 생각하며 당시 위대한 철학자들과 사상가들에 대해 독학하였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국제 박람회의 독일관(Mies van der Rohe Pavilion)은 미스가 제시한 새로운 공간을 실체로 구현된 작품이었습니다. 물 흐르는 듯 어디로도 뚫려 있는 공간, 너무나 얇아 보여 ‘면’으로 인식되고, 빛나는 크롬 재질의 기둥은 지붕을 받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둥둥 떠 있는 지붕이 날아가지 못하게 끌어당기는 것으로 보일 정도였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7개의 벽, 8개의 얇은 기둥, 지붕만이 존재하며, 대리석, 석회암과 같은 독특한 건축재를 사용함으로써 공간의 새롭고 진보된 해석을 합니다. 단순함 속에서 다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은 장식이 적을수록 의미는 풍부해지고, 형식을 절제할수록 본질의 미에 가까워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미국에서의 건축가의 길

세계 대공황 이후 설계 의뢰가 줄어든 미스는 1937년 일리노이주 시카고(Illinois, Chicago)에 정착하여 아머 공과대학(일리노의 공과대학교(IIT)의 전신)의 건축대학 학장을 맡았습니다. 이 직책을 받아들이는 조건 중 하나는 캠퍼스의 새 건물들을 미수가 설계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1944년 미국 시민권을 얻으며, 20년 동안 단순하고 직선의 고층 빌딩 스타일의 프로젝트를 이어갔습니다.

 

그의 1951년 형이상학적 건축의 완결판이라고 칭송받는 주택, 판스워스 하우스(Farnsworth House, IL)를 설계하였습니다. 기둥은 모두 건물 밖의 구조체에 붙어 있어 내부에는 기둥이 전혀 없고, 널찍한 두개의 테라스를 지나 문을 열면 원룸 공간이 나타납니다. 판스워스는 설계를 시작하기 전 폭스 강가에 서서 “모든 것이 아름답고 프라이버시가 문제 될 것이 없는 이곳에서 외부와 내부 사이에 불투명한 벽을 세우는 것은 아까운 일이에요. 마치 우리가 밖에 있듯이 철골과 유리로 된 집을 지어야지요”라는 대화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한때 연인 사이였던 둘은 판스워스가 이 주택으로 이사한 후, 거주를 위한 공간이 아닌 설계로 인해 소송까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필립 존슨(Philip Johnson)과 공동 작업한 뉴욕 맨해튼의 시그램 빌딩(Seagram Building)은 그의 또다른 대표 작품입니다. 철과 유리가 사용된 이 고층 오피스 빌딩은 단순과 비례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추구한 사례입니다. 깨끗한 유리 입면과 수직 방향으로 난 창틀의 연속 요소를 강조하여 단순하면서도 뛰어난 이미지를 구현해냈습니다. 간결한 평면으로 이루어졌지만 명료한 입체감이 뛰어나 전 세계 많은 건축가들이 수없이 모방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유리 입면에 반사되는 빛의 변화로 유리 입체 건축물의 현대적 건축미를 선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