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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해체주의, 젠더리스 룩의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by Savoir Faire 2022.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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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Margiela Logo

신비함을 자아내는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벨기에 출신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1988년 파리에서 메종 마르지엘라의 첫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마르탱 마르지엘라는 브랜드 자체에 고객이 반응해주길 원하며, 20년간 단 한 번도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며 얼굴 없는 디자이너로 알려졌습니다.

메종 마르지엘라 설립 전 마틴 마르지엘라는 4년간 장 폴 고티에(Jean-Paul Gaultier)에서 어시스턴트 디자이너로 활동했습니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에르메스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한 후 그는 2008년 은퇴하였습니다.

완벽한 신비주의를 구현한 그는 익명성을 브랜드의 가장 대표적인 요소로 꼽았습니다. 가려진 모델의 얼굴, 통일된 흰색 랩코트의 직원 유니폼, 지도에서 찾을 수 없는 매장 위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줍니다. 브랜드가 아닌 제품 자체에 주목하기 바랬던 그의 의도가 역설적으로 메종 마르지엘라가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판매부진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마르지엘라는 2002OTB그룹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존 갈리아노와의 새로운 시작

2009년 마틴 마르지엘라의 은퇴 이후 그의 디자인팀이 이끌던 컬렉션은 2014년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영국 출신의 존 갈리아노는 디올의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2011LVMH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후 OTB가 존 갈리아노를 메종 마르지엘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한 후 지금까지 브랜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해체주의, 젠더리스 디자인의 마르지엘라

메종 마르지엘라가 추구한 신비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중 하나는 화이트 라벨로고입니다. 주로 로고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출하는 주요 수단으로 사용되는 반면, 마르지엘라는 로고가 잘라버려 없어질 의도로 네 개의 스티치로 고정된 화이트 라벨을 만들었습니다. 라벨 속에 적혀있는 0~23은 브랜드의 제품군을 의미하고, 이 라벨을 뜯어내면 네개의 스티치만 남게 됩니다. 익명성을 추구한 원래 의도와는 달리 이 스티치는 마르지엘라의 시그니처가 되었습니다.

 

마르지엘라의 첫번째 특징은 옷의 내부가 외부로 나온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숨어 있는 헴라인(Hemline), 다트(Darts), 스티치(stitches), 테일러 마킹(tailor marking)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의류의 생산과정, 마무리되지 않은 솔기 등을 디자인으로 승화시키며 의도적으로 드러내기도 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시작된 해체주의는 건축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모더니즘의 직선도형의 형태가 아닌 선의 왜곡, 계층 질서를 찾아볼 수 없는 형태입니다. 패션에서의 해체주의(Deconstruction)1989년 디테일즈(Details)라는 잡지에서 처음 언급되었습니다. 패션에서의 해체주의는 원래 만들어졌던 옷을 분해한 뒤 새로운 옷을 창조하는 것을 말합니다. 미의 기준과 인체의 비례의 의문을 가지며, 옷의 구조와 형태를 바꾸었습니다. 마르지엘라는 1980년 후반 이 해체주의를 정착시켰습니다. 해체주의를 보여주는 또 다른 대표적인 컬렉션은 리사이클 패션입니다. 브랜드 설립 초기부터 마르지엘라는 상업적 가치가 없어진 장갑, 양말, 카드 등을 모아 의류나 액세서리로 재창조하였습니다.

 

마네킹에 원단을 입힌 상태로 진행되는 독특한 봉제 방식은 완성된 옷을 과감히 자르는 컷아웃 디자인을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유니폼인 흰색 랩코트에서 볼 수 있듯이 화이트는 마르지엘라의 시그니처 컬러이기도 합니다. 일본식 전통 버선인 다비’(たび)에서 영감을 받는 타비 슈즈는 아방가르드한 메종 마르지엘라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많은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2022 마르지엘라의 가을 컬렉션

디지털 비디오로 선보인 2022 FW 컬렉션은 메종 마르지엘라만의 젊고 낭만적인 감각을 표현하였습니다. 존 갈리아노의 해체주의와 젠더리스 룩을 보여주는 팬츠, 아우터웨어에 허리 라인을 끈을 둘러 매는 스타일링을 보여줘 관능미를 부여하였습니다. 블랙 데님 자켓과 싱글브레스트 블레이저, 뉴트럴과 모노튼으로 구성된 니트 베스트를 통해 브랜드 고유의 미니멀리즘을 표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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